팀스파르타, ‘AI 100인의 용사들’ 해커톤 성료
“100인, 피지컬 아닌 AI로 승부 가른다”
- 다양한 분야 참가자들 “AI 역량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어”
- 참신한 AI 아이디어에 눈길… 멘토제로 문제 해결도 거뜬해
"연인과 싸울 때 이해 못 하는 부분을 인공지능(AI)이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16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케이브하우스'에서 열린 ‘AI 100인의 용사들’ 해커톤에서 ‘연애의 참견’팀이 ‘연문철’이라는 연인 갈등 과실 판단 서비스를 소개하자 현장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현장 참가자 투표가 심사에 적용되는 해커톤인 만큼 반응이 뜨거웠던 ‘연애의 참견’팀이 최종 우수 팀으로 선정됐다. 지민성·김철승·박상운·이지우 참가자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상황 단위로 요약해 사건을 정리하고 해당 내용에 대한 양측으로 동의 여부를 통해 서로가 무엇을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해 서로의 과실을 판결문 형태로 제공, AI가 벌칙으로 관계 회복을 돕는 서비스”라며 “AI를 활용해 객관적인 상황 중재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아이디어를 AI로 구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해커톤에 참가한 인원만 100명, 참가자들은 4명이 한 팀이 돼 어제부터 밤새 공들여 작업한 AI 서비스 발표를 이어갔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일정기간 동안 주제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대회다. 참가자들은 15일 저녁부터 팀별 회의를 통해 AI 서비스 구현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이후 이날 오전까지 개발에 매진했다.
오전에 이어진 각 팀별 발표에서 다양한 분야에 접목된 AI 서비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인 건강 식단 추천, 근골격계 질환별 개인 맞춤 운동 처방 서비스, 메일 요약 AI 서비스, 쇼츠 영상 자동 생성 서비스, 학교 학생 관리 서비스, 업무 스케줄 자동 생성 서비스, AI 사업계획서 작성 서비스, 노인 돌봄 AI 메신저 등 헬스케어부터 교육, 비즈니스, 복지,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융합한 AI 서비스들이 발표됐다.
이날 해커톤에서는 여러 직군의 참가자를 만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오히려 컴퓨터공학과나 AI 전공자를 찾기가 더 어려웠다. 비전공자들에게도 AI는 필수로 다가온 시대가 왔다는 것이 확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선생님, 디자이너, 창업자, 사무직, 프리랜서 등 직군이 다양했다. 이번 해커톤에 참여한 채호정 유치원 교사는 “우리는 서류 업무가 많아서 서류 처리에 AI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했다”며 “유치원 업무에 도입·지원되는 AI 서비스가 아쉽게 없어 직접 개발하면 어떨지 생각했다”고 말하며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채 교사의 팀은 이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메일 요약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중요메일을 AI가 분석해 요약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채 교사는 “AI 관련 전공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전문 멘토의 도움을 실시간으로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 했다”며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AI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간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김채아 참가자는 “비만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만성질환 환자와 상담 등을 진행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던 중 정보 관리에 한계를 느껴 AI로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간호사로 근무하다 현재는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AI 서비스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팀원들과 개발한 건강 식단 추천 AI 서비스를 발전시켜 만성질환 관련 정보와 상담을 포함한 AI 설루션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해커톤이 무박 2일로 진행됐음에도 열기는 뜨거웠다. UI 디자이너를 전공하는 한수지(가명) 참가자는 “밤을 새웠는데도 참가자들의 열정이 뜨거울 정도로 느껴져서 피곤하지 않다”며 “하루 사이에 엄청난 성장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원하는 디자이너 역량도 AI가 되고 있다. 그는 “디자이너 분야에서는 AI 디자이너라는 직군이 생겨날 정도로 AI 툴 활용 등 AI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고 급여도 많이 주고 있다”며 “사이드 프로젝트보다 리얼버전 배포에서 포트폴리오 순위가 나뉘고 있어 반강제적으로 AI를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팀스파르타측은 ‘AI 일상화’에 초점을 두고 이번 해커톤을 준비했다. 장은주 담당 브랜드 마케터는 “AI가 생존전략이 되고 있는 요즘 비전공자들이 AI를 활용해 자신의 강점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해커톤을 기획했다”며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참가자들이 서로 투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전문성이 낮은 일반 참가자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1팀 1멘토로 진행했다. 현장에서 멘토에게 바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한 참가자는 “팀당 한 명씩 도와주는 멘토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받고 많이 배웠다”며 “이범규 대표가 직접 준비한 강연도 도움이 됐고, 짧은 시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스파르타는 팀별 서비스 구현 및 발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우수팀부터 AI특공대상 불의 용사상 평화의 용사상 등을 시상하고 상금과 수상 상품을 전달했다.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는 “AI가 모든 일상과 직군에 적용되고 있다”며 “기술적 편차 없이 누구나 자신의 직무에 따라 A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일상화’ 실현을 돕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누구나 코딩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일상부터 업무에 활용해 ‘큰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